삼국지에 등장하는 강유가 한탄하기를 "세월은 백마가 달려가는 것을 문틈으로 내다보는 것처럼 빨리 지나간다"더니, 이 책이 출간된지도 어느덧 4년이 흘렀습니다.
반세계화주의자인 몬타나는 당시에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이렇게 썼습니다.
'이 책은 상당히 위험한 사상을 담고 있는 책이며, 전 인류를 노예처럼 종속시켜 소수의 엘리트들이 일사불란하게 통치하고, 완전히 꼭두각시처럼 조종할 수 있는 획일화된 세상을 만들겠다는 신세계질서, 즉 세계정부와 세계단일화폐를 저자 김세은이 지극히 공정하지 않은 시각과 매끄럽고 유려한 필체로 매력적이고 장밋빛 견해가 가득한 세계화의 종착역으로 탈바꿈해놓고 있다.'
그리고 결론을 이렇게 내렸었지요.
'책 표지만 읽고, 책을 한 번 훑어보고는 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실제로 몬타나는 당시 이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하여 사실 리뷰를 쓸 자격이 없는 상태였으나, 본인의 사상과 너무나도 배치되는 책이 출간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며, 비판을 서슴지 않는 리뷰를 작성했었던 것이지요.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 너무 편향적인 몬타나의 글이 가독력이 떨어진다는 오랜 구독자분들의 하소연을 들었을 때 몬타나는 자신의 고집만 세울 일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실제 돌아가는 세계정세를 보며, 몬타나는 깊이 믿고 있었던 사고의 틀과 사상에서 깊은 결함을 발견했습니다. 뒤늦은 깨달음이랄까요. 그동안 몬타나 딴에는 이런저런 글을 많이 썼고 어떤 글들에 대해서는 자부심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부끄러운 데가 많습니다. 커튼 뒤의 사람들, 이 책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커튼 뒤의 사람들은 313쪽에 이르는 분량의 책으로 읽기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몬타나는 몰입감이 백점만점인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 번에 책을 다 읽어버렸습니다. 그만큼 엄청나게 재미있습니다. 그렇게 클라이막스의 반전까지 접한 뒤의 충격이란... 책을 다 읽었는데 쉽게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그 여운을 글로 표현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책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물샐틈없는 완벽한 구성과 유려한 문체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몬타나를 매료시킨 것은 바로 저자 김세은의 사상과 세계관이었습니다. 그는 시대의 흐름과 정신을 명확히 이해했고, 책이 출간된 지 4년이 흐른 현재, 실제로 세계는 그가 책에서 주장한 것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에 몬타나는 저자를 대단히 높게 평가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세계 패권국 자리를 두고, 무역전쟁을 벌이며 총칼 없는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 공격에 대응하는 중국의 궐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 싸움은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고, 미국에게도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그렇다고 외국자본을 제한하는 중국의 금융시장정책과 위안화의 가치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조종하는 중국의 통화정책상 유태자본과 미국의 월가 세력이 장기인 금융공격과 화폐공격을 하기에도 무리가 있습니다. 결국 경제전쟁이 소모전으로 가게 되면 미국을 배후에서 움직이는 세계화 주의자들은 어떤 전략을 추가적으로 써서 중국에 타격을 가하게 될까요.
일루미나티 추종자인 김정민 박사, 손혜원의 동생인 손현과 함께 가로세로연구소(강용석, 김세의, 김용호)와 대립하더니 최근에는 손현과 갈라선 것까지는 좋은데 변희재와 대립하며 우파 분열의 아이콘이 된 그분.
방대한 식견과 탁월한 미래 예측으로 유튜브에서 확실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김정민 박사의 최근(2019.07.31) 발언입니다.
안정권 : 뭐가 나왔어요?
김정민 : 여러 가지 들었지. 오~ 다 얘기해야 되는 거야??
안정권 : 쪼금만 쪼금만 그 밥 먹으면서.. 그니까 박사님 이거할 때 제일 재밌고 멋있다니까. 조금만 해줘 어차피 오늘 이야기해도 내일 또 들어.
김정민 : 금요일날 어차피 또 할 거니까. 근데 중국에 전염병이 돌 것 같다는 생각을 좀 많이 하고 있어요.
김정민 박사의 7월 31일 발언입니다. 그런데 김세은은 커튼 뒤의 사람들에서 4년 전에 이미 이 부분에 대해서 예고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경제와 금융 공격에는 잘 버티겠지만 결국 전염병에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변종 인플루엔자바이러스 발생 2주차, 방역체제가 뛰어나다고 자신했던 중국 정부는 산불처럼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는 변종플루의 확산력에 백기를 들었다. 철저한 검역과 최첨단 의료기술도 바이러스의 대공습 앞에선 무기력하기 짝이 없었던 것이다. 백신은 개발하는 데만 6개월의 시간이 예상됐고, 항바이러스제는 전혀 듣질 않았다.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베이징의 학교들은 집단휴교에 들어갔고 공항은 폐쇄됐다. 집안에 꼼짝없이 갇힌 중국인들은 물과 식료품, 의약품 등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만 외출을 했고, 사재기로 인해 슈퍼마켓의 물픔은 동이 났다.
커튼 뒤의 사람들 296P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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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커튼 뒤의 사람들이 지닌 탁월한 통찰력의 한 예일뿐입니다.
이 책은 몬타나로 하여금 세계 정치 경제 운행의 메커니즘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들고 몬타나의 지혜를 더 높여준 책이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역사의 발전을 추진하는 원동력은 광대한 인민 대중인가 아니면 소수의 엘리트들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재미있고 명확하게 답을 제시하며, 분명하거나 합의된 목표와 수단, 한계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국제 사회에 대한 특별한 통찰력 또한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시대는 필사적일 정도로 끈질기게 세계화와 세계 질서라는 개념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비례하여 혼란은 전례가 없을 만큼 세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대량살상무기가 확산되고, 국가가 해체되며, 환경 파괴에 영향을 받고, 집단 학살의 관행이 지속되며, 개별 국가가 통제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갈등을 조장할 만한 신기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결국 전 지구적 협력이 시급한 현재, 지금껏 대체로 독립적인 현실을 살아온 여러 국가와 사회의 인식들을 어떻게 통합할 것이며, 어떻게 공통의 질서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세계화의 촉진이 필요한 시대다.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적 특성이 하나로 통합되어 가면서 국외적인 것과 국내적인 것 사이에 경계는 점점 더 모호해져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세계 질서가 각 국가의 주권에 기반을 두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주권이라는 것은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사회를 구성하던 시대에 태어난 시대착오적인 개념이다. 오늘날처럼 상호의존성이 늘어나는 세계에는 적합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공통 기반이 없는 오늘날의 세계 질서에는 이미 혼란이 가득하다. 이를테면 국가들 간의 무한경쟁에서 비롯된 양보하기 어려운 이해관계들, 부유국의 문화적 향락주의와 빈국의 격렬한 분노, 지구 온난화, 에너지 의존도 증대, 자원의 고갈,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테러리즘, 인신매매 그리고 자연재해까지. 이 문제들은 대부분 뿌리 깊은 기원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가능한 수준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국제협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전 지구적 협력이 절실한 이때에, 국경을 초월하여 효율적인 다국적 노력을 이끌어낼 국제기구와 그것의 보호를 받는 국제법의 등장과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소설의 기획 의도도 바로 거기에서부터 시작됐다.
사실 긍정적으로 들리는 새로운 세계 질서(New World Order)라는 구호 아래 강력한 국제기구와 국제법 그리고 새로운 국제화폐의 출범이 이미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음모이론가들은 그것이 인류의 노예화를 의미한다며 불굴의 항거로 맞서고 있다. 강력한 국제기구가 개념상 억압적일 게 자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와는 정반대의 견해를 토대로 이 소설을 썼음을 밝혀둔다.
즉, 이 소설은 세계화의 종착역이자 역사 발전의 추세이며 우리가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인 NWO(세계정부와 세계단일화폐)아래에서 인류가 광적인 인종주의와 국가적 배타주의를 넘어 진정한 번영의 길로 들어선다는 유토피아적 정치문학인 셈이다.
오늘날의 세계 질서에는 이해관계만 있을 뿐 원칙이 없다. 원칙이 이해관계보다 우선시되는 통합된 세계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낙관적인 미래를 묘사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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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결국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그의 본심은 세계를 하나의 나라로 보는 일루미나티 영웅들의 우국심을 전파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보며, 몬타나는 이 책을 통해 사실 여부를 검증할 수 없는 음모론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주어진 현실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몬타나는 깨달은 바대로 매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책의 서평대로 현실에 눈을 뜨고 한 걸음 물러서서 보다 더 거시적인 시야로 세계와 미래를 조망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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